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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무원들의 치마 길이, 귀걸이 크기 및 재질, 매니큐어 색상, 눈화장 색상 등을 규제하는 아시아나항공의 규정과 관련해 같은 여승무원들 사이에 토론이 벌어졌다.

3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 소공동 인권위 별관에서 ‘항공사 여승무원에 대한 용모·복장 제한’을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6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아시아나항공이 여승무원들의 용모·복장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었다.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한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단정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위해 항공사과 승무원의 용모·복장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면서도 “아시아나항공의 규정은 지나치다. 헌법이 보장하는 용모·복장에 대한 자기결정권뿐 아니라 승무원·승객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심선희 서울시립대학교 강사는 “서비스 직업이 늘어나면서 고용주가 직원의 신체적 특성을 더 발전시키고 동원해 상업화하면서 기업의 이익에 활용하는 ‘미적 노동’의 측면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박문기 브랜드38연구소 소장은 “여승무원의 복장 제한은 기업 차원의 브랜드 전략”이라며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규정을 만들면서 내부 논의가 부족했기 때문에 문제가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엔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도 참석해 찬반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17년차 승무원인 조모씨는 “입사할 때부터 유니폼은 서비스나 회사 이미지의 일부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단지 손님들을 모시고 내리는 것뿐 아니라 음식제공 등 다른 서비스도 해야 하기 때문에 깔끔한 스타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만약 복장규제가 인권침해라면 나도 17년 동안 인권 유린을 당해온 셈인데,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며 “용모·복장에 대한 회사의 지침은 자기결정권 등의 문제로 다뤄질 사안이 아니라 직업에 대한 (자기) 의식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17년차 승무원 권수정(39·공공운수노조 연맹 아시아나항공지부장)씨는 “승무원 업무의 핵심은 안전과 편안함인데, 회사는 부수적인 가치라 할 수 있는 외모 등을 중심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씨는 “2001년 파업 당시 ‘머리스타일 자율화’를 요구해 회사가 이를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2000명이 넘는 전체 여승무원 중에 단 4명만이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며 “규정 같은 직접 규제도 문제지만, 항공사 내부에 존재하는 강압적인 규제 분위기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 여승무원 복장규제, "인권침해"vs."직업의식"